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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인문정신/부엉이 울음소리

우리들의 영글어진 그르를거림

 

 

 

 

청년 개새끼론이 뭔가요? 국민 개새끼론의 청년 버전인가요?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저는 그것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또한 한숨을 내쉬며 그것에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슬픈 현실입니다.  

청년들을 늘 무엇인가 욕망에 허덕이고 있지만, 막상 아무것도 생산해 내지 못합니다.

청년들을 그런 개새끼로, 발정난 고자새끼들로 만든 것은 청년이 아니라 정년(停年)입니다. 정년의 사전적 의미는  

 

관청이나 학교, 회사 따위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나 직원직장에서 물러나도록 정하여져 있는 나이. [비슷한 말] 정한연령.

 

입니다. 국가, 관청, 회사, 학교, 가족... 등등의 프레임에 종속되어 있는 당신은 '물러나도록 정해져 있는 존재'라는 것이지요. 20대 중반까지 공부하고, 60대까지 일하면 그 다음은 물러나야 합니다. 우리들의 평생이란 그 길러짐-노동-물러남의 고리 속에 꽁꽁 갇혀 있습니다. 청년에게도 개새끼라는 이름의 혐의가 있다면, 바로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묻고 싶습니다.

 

우리들은 물러나야 합니까?

청년들이 존 나 좆 빠 지 게

 

강의실에서 도서관에서 학원에서 직장에서 해외에서

수업받고 토익책보고 영어회화하고 견습근무하고 어학연수하는

 

스펙을 쌓는 이유가 고작 물러서기 위함 입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를 위한 나아감이고 누구를 위한 물러섬 일까요?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은 아름답다지만, 내가 떠나야 할 그 '때'를 왜 남이 정하는 것입니까?

물러선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하지요?  쓸모를 다한 나에게 프레임은 더 이상 가치를 느끼지 못합니다.

그럼 나는 하루하루 연명하며 죽음의 때만을 기다려야 합니까?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청년 개새끼가 아니기 위해서, 힘센 개새끼의 뒤 꽁무니나 쫓아 다니며, 그가 배설해놓은 똥이나 핥으며 연명하는 인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인청공단의 모든 울음소리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며 그르렁거림입니다. 또한 인청공단의 모든 글들은 바로 그 그르렁거림으로서의 그르를입니다. 때로는 묵직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울어제껴서 내 울음과 네 울음의 공명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공장연기 색깔을 닮은 정년의 낯빛이 우리 울음소리에 놀라서 새파래질 수 있도록 말이죠 ! 개새끼들은 낑낑대고 왈왈대지만, 야수는 그르렁거립니다.

 

정년의 시선에서 보기에 이 모든 것들이 일그러져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일그러짐이 아니라 청년의 본디 빛깔, 푸르름이며, 푸른 새싹이 황금 빛 낱알으로 영글어진 자태입니다. 이것들이 영글어짐이 아니라 일그러짐으로 보이는 이유는 정년의 내부가 공허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 공허함이 정상인양 살아갑니다. 온전치 못한 속 빈 쭉정이들이 짜놓은 판에서, 그래서 정상은 곧 온전치 못함을 의미합니다. 다시한번 그래서, 청년은 어제보다 더 비정상적인 삶을 지향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정신나간 사람들을 저는 좋아합니다.

 

 

정년은 판에 말들을 궁시렁거립니다.

 

'저렇게 살아서 뭐가 되려고 저러나'

 

청년이여, 거기에 쫄지 말고, 진짜 뭐가 되어보자구요. 우리에겐 청춘이 있으니까요.

 

 

 

 

영글어진 그르를

울어 내고 싶으니 

청춘이시여 부디 우리를

품어 보듬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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